1위 안드레아스 거스키, <99 Cent II Diptychon> (2001): 30억 7천만원

안드레아스 거스키는 산업화가 남긴 건축과 대량생산·소비의 현대사회를 정갈하게 표현하는 작가로 유명합니다. 동독출신의 이 작가는 거대한 건물꼭대기에서 잘 정돈된 세상의 패턴을 즐겨 찍습니다. 이 작품은 99센트샵(천원샵)을 모방한 세트를 제작하여 찍은 것입니다.
2위 에드워즈 스타이켄, <The Pond-Moonlight> (1904): 26억9천만원

에드워즈 스타이켄은 이색경력이 좀 많은 작가입니다. 상업사진가, 패션사진가였던 그는 2차대전 발발후 미해군 사진 총책임자 대령이 됩니다. 전쟁이 끝난 후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의 사진기획자가 되어 사진전 역사상 가장 흥행에 성공했던 <인간가족>를 기획합니다. 전세계 68개국 273명의 사진작가가 참여한 이 거대한 프로젝트 사진전은 16개국을 돌며 900만의 사람이 관람했습니다.
우리나라도 57년 4월3일부터 4월 29일까지 경복궁미술관에서 이 전시를 개최했습니다. 이 작품은 그 분위기와 사진 자체의 가치도 있겠지만, 필름이 분실되어 더이상 찍어 낼 수 없는 것도 가격이 높은 이유 중 하나입니다. 사진이지만 필름이 없으니 그림이 되어 버린 셈이죠.
3 리차드 프린스, <Untitled (Cowboy)> (1989): 11억4천만원

이 작품은 미국 담배회사(어딘지 잘 아실 거에요)의 광고촬영용으로 촬영했다가 재촬영한 작품입니다.
이 사진의 저작권료도 1백만 달러입니다. 어머어마한 저작권료네요.
4. Joseph-Philibert Girault de Prangey, <113.Athènes, T<emple> de J<upiter> olympien pris de l’est>(1842): 8억4천만원

Joseph-Philibert Girault de Prangey는 그리 잘 알려진 사진작가는 아닙니다. 평생을 사진작가로 살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1800년대 초반에 사진이 발명되고 그림을 그리던 사람들이 취미로, 혹은 사진을 미술 스케치용으로 사진을 많이 찍었습니다. 이 작가 역시 그렇게 사진을 접했을 것입니다. 또한 그는 평생 어떤 전시회도 하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그가 죽은 후 1920년에 그의 창고에서 그의 유산과 함께 이 사진들이 발견됩니다. 그
리고 1892년, 그의 사망 후 80년이 지나 그의 사진들의 진가를 사람들이 알아봅니다. 작품성보다는 사진의 역사성이 그 값의 대부분인듯 하네요. 사진은 아테네의 올림피아 주피터 신전을 찍은 것입니다.
5. Gustave Le Gray, <The Great Wave, Sete> (1857): 7억7천만원

19세기 프랑스 사진작가인 Gustave Le Gray은 사진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사진을 종이에 프린트하는 실험을 하기도 했던 그는 위 사진 속에 19세기 파리를 담았습니다.
6 로버트 메이플소프, <Andy Warhol> (1987): 5억9천만원

인물사진에 탁월한 재능을 보인 로버트 메이플소프는 동성애자이자 AIDS로 사망한 사진작가입니다.
그는 사진을 학교가 아닌 동거를 하던 메트로폴리탄 큐레이터 조지 매켄들리에게서 배웠다고 합니다.
7. 앤셀 아담스, <Moonrise, Hernandez, New Mexico> (1948): 5억 6천만원

앤셀 아담스는 즉물 사진의 대가입니다. 깊은 심도를 나타내는 조리개 F64의 이름을 딴 사진그룹 F64의 멤버이기도 했지요. 그는 사진도 미술보다 더 아름다울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사진을 예술의 한 분야로 편입시키는데 큰 공을 세웁니다. 또한 흑백 인화 시스템인 존 시스템을 완성시켜, 인화도 사진을 찍는 것만큼 중요하다는 큰 이정표를 세웁니다.
8위 안드레아스 거스키 <Untitled 5> (1997): 5억1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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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위 Gustave Le Gray, Tree(1885): 4억7천만원

10위 다이안 아버스, <뉴저지의 쌍둥이> (1967): 4억4천만원

다이안 아버스는 유태인집안의 부자집 딸로 태어났습니다. 패션 사진 작가인 남편의 생일 선물이었던 카메라로 본격적인 사진에 눈을 뜨게 되지요.
특색없는 패션, 광고사진들을 찍던 다이안 아버스는 세상에서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사람들, 기형인들을 카메라로 담기 시작합니다. 처음엔 무슨 의도로 사진을 찍느냐고 거부하던 기형인들도 아버스의 노력과 그들을 이해하는 몸짓과 함께 동거하면서 아버스의 카메라 앞에 섭니다. 아버스는 말합니다.
내가 기억하고 카메라에 담지 않는다면 그들은 영원히 기억되지 않습니다.
아버스는 다른 작가들과의 공동 사진전에서 유명 사진 작가들의 작품을 제치고 사람들의 큰 관심을 받습니다. 이 과정에서 거북스런 기형인들을 카메라에 담고 무슨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에 휩싸이게 되죠. 결국 아버스는 욕실에서 손목을 긋고 자살합니다.
자살후에 열린 아버스 추모사진전은 세계적으로 크게 흥행합니다. 얼마 전 위의 두 쌍둥이가 커서 자신의 사진을 들고 있는 사진이 있어 함께 올립니다.
미술과 달리 필름으로 무한복제가 가능하기에 희소성이 떨어지는 사진은 그만큼 가격도 낮은 편입니다. 그러나 좋은 사진은 미술의 회화작품이 가질수 없는 역사성, 기록성, 증명성, 사실성이 있습니다.
사진도 예술의 일부이고 그 영향력이 더 커지길 바라면서 이 포스트를 마칩니다.
출처: 사진은 권력이다